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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회계

창업 초기의 회계 4

이강엽 멘토 2026. 05. 22



현금주의 vs 발생주의

지금까지 알아본 자금의 흐름은 현금이 기반이 됩니다. 즉, 출금하면 돈이(자금이) 줄고, 입금이 되면 늘어나는 단순한 구조죠. 이에 대한 원천과 관리, 통제의 수단과 과정을 간단히 살펴보았는데요. 여기서 꼭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1편에서 저는 ‘기록하라’고 하였습니다. 회계는 정해진 규칙과 기준을 따라 작성되어야 하는데, 이때의 기록은 이미 일어난 일에 대한 기록이죠. 조건에 맞는 회계 거래를 규칙에 맞게 기록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자금의 변화는 실시간입니다. 자금의 입출이 현재 일어나고 있죠. 그래서 둘 사이에 차이가 생기는데요. 이에 따른 재무적 착시를 짚어볼까 합니다.

만약 120만 원짜리 1년 구독 상품을 1월에 현금으로 판매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 이 돈이 오늘 예금으로 입금되었다면 회사의 자금은 120만 원 증가합니다. 그리고 자금의 입금 근거는 ‘매출’입니다. 직관적이죠. 그리고 잔고와 매칭도 쉽게 됩니다. 그러나 이후 말일까지 추가적인 수익이 없다면 매출은 0원으로 찍히겠죠. / 현금주의

• 회계는 이 120만 원의 매출을 12개월로 나누어 기록하게 됩니다. 선수금(돈을 미리 받고 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의무가 발생 - 부채계정) 이란 계정으로 처리하고, 이를 매달 줄여 가죠. 매월 10만 원씩의 매출을 기록하게 됩니다. 물론 어느 시점의 자금을 보면 120만원은 이미 소진되어 사라졌을테고, 매출은 찍히니 ‘내 돈 어디갔지?’하고 당황할 수 있죠. / 발생주의

현금과 회계 사이에서 착시가 발생할 수 있죠.

이 두 가지의 차이가 바로 재무적 착시라 할 수 있습니다. 매출은 늘어나는데, 당장에 현금은 없는 이상한 상황이죠. 저의 첫 직장에서 현금 시재와 회계장부상 차이가 항상 존재했습니다. 업무와 기록의 차이 때문이죠. 그래서 이를 맞추기 위해 당일 마감을 늘 목표로 하기도 하였습니다.

이는 적시성과 그에 따른 신뢰를 확보하는 데 유리합니다. (초기 기업의 경우 더욱) 이런 차이가 발생한 원인도 매일의 업무와 전표 확정까지의 차이가 생기기 때문이었죠. 특히 승인을 위한 전표 기록을 수기로 했던 때라 더욱 차이가 생기기도 했습니다.

그럼 이런 착시를 줄이기 위한 방법 중 하나가 내부의 체계를 갖추는 것입니다.
체계란 것은 사전적으로 일정한 원리나 목적을 바탕으로 여러 부분이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짜임새 있게 조직된 통일된 전체를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신호 체계라 함은 신호를 운영하기 위한 목적과 원리가 있고, 수많은 신호 체계들이 유기적으로 결합한 상태인 것이죠.

회계는 회사의 여러 직무/업무 중 기준과 법을 따르는 몇 안 되는 일입니다. 거래의 기록과 처리가 정해져 있단 것이죠. 그래서 회사의 체계를 만드는 데 회계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초기 기업에게 체계란,
규칙을 정하는 것입니다. 업무 지침, 규정과 같은 것을 수립하는 것이죠. 예를 들어 출금을 승인하는 단계, 증빙을 수취하고 처리하는 프로세스 등을 만들어 두는 것입니다. 이를 승인하고, 기록하며 실시간으로 활용 가능하도록 하는 것까지가 이 체계의 목표라고 할 수 있죠.

도구의 선택은 그다음입니다. 엑셀이 적합할 수 있고, SaaS가 적합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세운 규정과 규칙에 더 적합한 것을 찾으면 되는 것이죠. 생성형 AI를 활용해 증빙을 읽고, 회계 기준에 맞는 처리와 엑셀로 변환까지가 가능합니다. 이런 몇 단계면 재무제표 생성까지도 가능하죠.

착시는 시각적 착각을 의미합니다. 왜곡하는 것이죠. 왜곡을 바로잡을 수 있는 것이 체계입니다.
성장이 급한 때에 언제 체계를 구축하냐고 되물을 수 있습니다.

이 말도 맞습니다. 그러나 회사가 지속되고 성장한다는 전제로 보면 되려 지금이 체계를 구축하기 가장 쉬운 때이기도 합니다. 직무 담당자가 많아지고, 회사의 규모가 커지면 업무 간 복잡성도 커집니다.

자금의 입출이 하루 한두 건에서 수백 건이 되면 체계와 흐름을 잡는 것이 더 어려워지죠. 어렵다는 건 비용이 더 들어간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앞서 제가 다녔던 80명 남짓의 회사도 자체 시스템을 구축하기까지 수천만 원이 들었습니다. 이는 그간에 쌓인 착시를 정리하는 비용으로도 이해할 수 있죠.

회계는 의사결정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한다는 의미를 가집니다. 착시가 정보의 왜곡을 만들지 않으려면 지금부터 이 고민을 시작하는 것도 도움이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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