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가와 투자자는 회사의 성장이란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함께 항해하지만, 때로는 서로 다른 관점과 이해관계로 인해 충돌 지점이 발생합니다. 특히 의사결정의 주도권, 성장의 속도와 방향, 그리고 출구(Exit) 전략에 대한 시각 차이는 갈등의 원인이 되곤 합니다.
이를 몇 가지 사례로 살펴보며 이유를 살펴보는 시간을 갖고자 합니다.
1. 투자자와 창업자의 관계 갈등
[사례1] 바이오산업은 R&D를 위한 투자 유치가 필수입니다. 투자 이후 투자자는 해당 펀드의 만기가 다가오자 엑싯하기 위하여 대표를 집요하게 압박했다고 합니다. 이후 거의 반 강제적으로 신주 발행 형태의 자금 유치를 하게 되어 대표의 지분이 희석되며 경영권을 빼앗고, 방출당했다고 하죠.
[사례2] 최근 모 캐피탈로부터 투자를 받은 창업자가 투자금액의 3배에 가까운 갚아야 하는 판결이 내려졌습니다. 그해 회사는 약 천 개의 회사에 투자를 했고, 90% 이상이 실패하는 생태계에서 과연 누가 또 다른 희생양(?)이 될지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습니다.
• 투자자: 투자 이후 투자자는 창업자의 이익과 손해에 민감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또 자금을 주는 입장에서 (일종의) 관계에 유리한 위치에 있기도 하죠. 때문에 투자자에게 유리한 계약서를 요구하기도 합니다.
• 창업가: 자금의 조달은 부채와 자본으로 구분됩니다. 모두 상대가 요구하는 회수에 대한 부담이 있습니다. 더불어 부채와 자본은 외부 평가에도 다른 영향을 줍니다. 그래서 신중해야 하고, 자금에 붙은 라벨이 무엇인지 잊어선 안 되죠.
투자자와 자금의 성격을 결정해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즉, 계약의 조건과 리스크를 조율하는 것이 투자 시 핵심이란 것이죠. 각자 일부러 갈등을 만들진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남의 돈은 잠재적 리스크가 있기 마련이고, 투자 시점이 지나면 이를 되돌리기 어렵다는 것을 알고 커뮤니케이션해야 하죠.
2. 성장 속도와 방향의 갈등
일이나, 창업이나 속도와 방향은 늘 고민되는 항목입니다. 빠르게 승진하면, 빠르게 퇴사한다고 하죠. 되려 승진하지 않고, 만년 부장이 되어 연차를 채우는 것이 안전한 케이스도 있습니다. 이는 투자를 받는 창업가의 입장에서도 커뮤니케이션해야 할 부분입니다.
한 예로 컬리는 최근 10년 만에 2조가 넘는 매출을 달성했다고 합니다. 신선식품 배송에서 20% 내외 점유율로 2위를 차지하기까지 엄청난 투자가 뒷받침되었는데요. 21년 프리IPO 투자에서 약 4조 원의 가치를 인정받으며 2,500억 원을 투자받기도 했죠.
• 속도에 대한 시각 차이:
모든 투자의 끝은 ‘상장’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대규모 자금을 기업 입장에서 가장 빠르게 상환할 수 있는 방법이죠. 창업자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때문에 자본잠식을 투자로 버티며 특례 상장 등의 기회를 노리는 것이기도 합니다. 빠르게 이 결과에 도달하고자 하는 마음을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 방향에 대한 충돌:
그러나 설익은 상장은 문제를 남깁니다. 사업의 완성도, 누적된 손실이 그 예라 할 수 있습니다. 상장 이후에도 회사는 지속되어야 하니까요. 때문에 어떤 방향성을 가질지 커뮤니케이션하는 순간이 오겠죠. 초기라면 사업 자체를 피봇할 수 있고, 이미 대규모 투자를 받은 뒤라면 상장과 다음 투자의 시점을 고민하게 될 겁니다.
컬리는 코로나 이후 상장이 지연되며 ‘내실 경영’에 집중하는 것으로 방향 전환을 했습니다. 최근 3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고도 하죠. 그러나 최근 뉴스를 보면 자금 등 사정이 여의치 않는 부분도 있어 보입니다. 누적 투자금이 1조 원 정도라고 하니, 속도와 방향에 대한 선택의 순간이 다시 온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3. 출구 전략의 갈등
퓨리오사AI는 메타에 약 1조 원에 가까운 금액으로 인수를 제안받으며 투자자/창업자 모두 엑싯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최종 제안을 거절했습니다.
• 투자자: 메타의 인수는 투자자에게 다시 없을 기회처럼 보였을 것입니다. 그 정도의 기회가 또 있을까 생각하며 창업자를 설득했겠죠. 마침 IPO 시장의 침체와 지속적 연구개발에 따른 자금의 필요가 맞아떨어진 것이죠.
• 창업가: 물론 창업자를 포함해 인수를 반대하는 투자자도 있었겠죠. 창업자는 기술에 대한 확신이 있었고, 더 높은 가치를 받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더불어 많은 사례처럼 메타에 흡수되며 사업의 자율성이 떨어질 우려도 있었다고 합니다.
인수에 응하지 않았던 퓨리오사는 최근 프리-IPO 단계로 약 3조 원의 기업 가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합니다. 앞서 제안을 거절했던 선택이 (결과적으로) 나았던 것이죠. 창업자의 끈질긴 설득과 자신감으로 갈등을 해소하고, 성공적 결과로 이어지는 모습이기도 합니다. 매 투자의 순간 어떤 선택이 더 유리하고 필요할지를 투자자와 창업자가 어떻게 커뮤니케이션해야 하는지를 컬리와 퓨리오사의 사례에서 볼 수 있죠.
결론: 투명한 커뮤니케이션과 상호 존중
이 세 가지 갈등 상황은 사업을 이어 가는 데 있어 누구나 겪을 법한 순간들입니다.
투자자와 창업자의 이해관계가 갈등으로 변하는 순간이기도 하죠. 각자의 이익과 목표가 있으니 무엇도 옳고 그름을 따질 수는 없습니다. 그럼에도 최종 해결책은 어떻게 커뮤니케이션할 것이냐 하는데요.
첫 주제의 두 사례는 창업 시장의 불신을 불러올 정도로 큰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때문에 자금이 들어오는 것에만 신경을 쓰다 보면, 투자의 목적과 방향에 대한 의미를 간과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번 케이스 중에는 투자자의 다소 강압적이고 황당한 수준의 커뮤니케이션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부분을 잘 걸러내는 것도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 강조해 봅니다.
후자의 경우 같은 투자의 과정이고, 엑싯이 눈앞에 있어 갈등의 정도는 더 깊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럼에도 커뮤니케이션이 가져온 결과는 달랐습니다. 위기라 할 순간이 모두에게 되려 더 나은 상황으로 바뀐 것이라 할 수 있죠.
앞서 얘기한 것처럼 자산은 자본과 부채의 합입니다. 이를 키우는 것이 기업의 성장이고, 성장의 원동력이 되는 자금은 어떤 꼬리표든 달고 있을 수 있습니다.
무엇이 유리할지는 선택에 달린 것이죠. 그리고 이 선택을 잘 이끌어내는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는 것을 사례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IR을 전담하고 관리하는 역할을 구하기도 하죠. 모두의 성공적 투자 커뮤니케이션을 위하여 오늘의 글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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