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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전략

광고비는 매달 나가는데, 명단은 잠들어 있습니다

오재석 멘토 2026. 10. 08

사진출처: ChatGPT로 생성한 AI 이미지

광고비는 매년 오릅니다. 작년에 1만원이면 데려오던 손님이 올해는 1만 5천원쯤 듭니다. 그래서 다들 더 좋은 소재를 만들고, 더 세밀하게 타겟을 잡고, 더 많은 예산을 넣습니다. 전부 새 손님을 데려오기 위한 일입니다.


그런데 한 가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이미 한 번 사신 분들, 그분들께 마지막으로 연락해보신 게 언제인가요?


여기서 대부분 조용해지십니다. 주문서에 쌓인 번호가 수백 개, 많으면 수천 개인데 한 번도 꺼내본 적이 없는 겁니다. 광고비는 매달 꼬박꼬박 나가는데, 그 돈으로 모은 명단은 그냥 잠들어 있습니다.


조금 냉정하게 말씀드리면, 가장 싸게 팔 수 있는 상대를 놔두고 가장 비싼 상대를 쫓고 계신 겁니다.


이미 산 사람은 설득이 절반 이상 끝나 있습니다

처음 보는 사람에게 파는 일이 왜 어려운지 생각해보면 답이 나옵니다. 이 가게가 믿을 만한지, 상품이 사진대로 올지, 배송은 제대로 되는지. 이 모든 걸 처음부터 설득해야 하니까요.

그런데 이미 한 번 산 사람은 이 과정을 다 통과한 상태입니다. 물건을 받아봤고, 포장을 열어봤고, 써봤습니다. 믿을지 말지를 이미 결정한 사람입니다. 여기에 다시 파는 일은 처음 파는 일과 난이도가 완전히 다릅니다.

비용도 비교가 안 됩니다. 새 손님 한 명을 데려오려면 클릭 수십 번에 광고비가 들어가지만, 이미 산 분께 문자 한 통 보내는 비용은 클릭 한 번 값도 안 됩니다. 그런데 많은 사장님들이 비싼 쪽에만 돈을 쓰고, 싼 쪽은 아예 쓰지 않습니다. 몰라서가 아니라, 뭘 어떻게 보내야 할지 몰라서입니다.


명단 전체에 같은 문자를 보내니까 광고가 됩니다

"문자 보내면 싫어하지 않을까요?" 이 질문을 정말 많이 받습니다. 그리고 그 걱정은 대체로 맞습니다. 지금 보내는 방식대로라면요.

문제는 보낸다는 행위가 아니라 전부에게 똑같이 보낸다는 데 있습니다. 어제 처음 산 사람과 반년 전에 사고 소식이 없는 사람, 다섯 번 산 단골에게 같은 문자가 갑니다. "신상품 입고! 지금 10% 할인." 받는 사람 입장에서는 그냥 스팸입니다.

그런데 어제 산 분께는 "잘 받으셨는지" 묻는 게 맞고, 반년 된 분께는 "오랜만에 생각나서" 쪽이 맞고, 단골에게는 신상품 소식을 가장 먼저 알려드리는 게 맞습니다. 같은 사람에게 보내는 게 아니니 같은 말을 할 이유가 없습니다.

나누는 순간 문자는 광고에서 연락이 됩니다. 그리고 이 나누기는 생각보다 복잡하지 않습니다. 마지막 구매일과 구매 횟수, 이 두 가지만 있어도 시작할 수 있습니다.


할인 말고 보낼 말이 없다는 게 진짜 문제입니다

문자를 보내려고 창을 열면 막막해지는 이유가 있습니다. 쓸 말이 할인밖에 없거든요.

그래서 매번 쿠폰을 겁니다. 처음엔 반응이 옵니다. 그런데 몇 번 반복되면 손님이 학습합니다. 이 집은 기다리면 할인한다고요. 그때부터는 제값에 안 사십니다. 할인으로 부른 재구매는 다음 재구매의 가격을 깎아먹습니다.

할인 말고도 보낼 말은 꽤 있습니다. 사신 상품을 더 잘 쓰는 방법, 계절이 바뀌었으니 챙기셔야 할 것, 다른 손님들이 같이 많이 사신 조합. 이런 건 광고처럼 읽히지 않으면서도 자연스럽게 다음 구매로 이어집니다.

핵심은 받는 사람이 "나한테 필요한 정보가 왔네"라고 느끼느냐입니다. 그 느낌이 들면 안 지웁니다.


언제 보내느냐가 무엇을 보내느냐만큼 중요합니다

같은 문자도 보내는 시점에 따라 반응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상품마다 다 쓰는 데 걸리는 시간이 있습니다. 한 달짜리도 있고 석 달짜리도 있습니다. 그 시점에 맞춰 연락이 오면 광고가 아니라 알림으로 읽힙니다. 다 떨어져갈 때쯤 "그러고 보니 이거 떨어졌네" 하던 차에 문자가 오는 거죠. 반대로 산 지 일주일 만에 또 사라는 문자가 오면 눈치 없는 가게가 됩니다.

우리 상품의 재구매 주기가 며칠인지 아시나요? 모르셔도 괜찮습니다. 주문 데이터에 이미 답이 들어 있습니다. 두 번 이상 산 손님들의 간격을 보면 평균이 나옵니다. 그 숫자 하나만 알아도 언제 연락해야 할지가 정해집니다.


리뷰가 없는 건 손님이 안 써줘서가 아닙니다

리뷰가 안 쌓인다고 하시는 분들께 여쭤보면, 리뷰를 요청해본 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손님은 만족해도 가만히 있습니다. 불만이 있을 때만 적극적으로 움직이죠. 그래서 아무것도 안 하면 안 좋은 리뷰만 쌓이는 구조가 됩니다. 만족한 분들은 조용히 떠나고, 화난 분들만 글을 남깁니다.

언제 요청하느냐가 전부입니다. 배송 완료 직후는 아직 써보기 전이라 할 말이 없고, 한 달 뒤는 이미 잊었습니다. 상품을 충분히 써봤지만 기억이 생생한 구간이 있습니다. 그 타이밍에 짧게 한 번 여쭤보는 것만으로 리뷰 수가 달라집니다.

그리고 리뷰는 그 자체로 끝나지 않습니다. 쌓인 리뷰는 다음 손님의 구매 결정을 돕고, 검색 노출에도 영향을 줍니다. 재구매를 챙기면 신규 유입까지 같이 좋아지는 겁니다.


진짜 어려운 건, 내 기준을 혼자 잡는 일입니다

여기까지 읽으시면 아마 이런 생각이 드실 겁니다. "맞는 말인데, 우리 손님은 어떻게 나눠야 하지?"

당연한 반응입니다. 기준은 업종마다 다르거든요. 한 달에 한 번 사는 식품과 반년에 한 번 사는 생활용품은 "오래된 고객"의 기준 자체가 다릅니다. 남의 가게 기준을 그대로 가져오면 엉뚱한 타이밍에 엉뚱한 사람에게 보내게 됩니다.

게다가 문자는 한 번 잘못 보내면 되돌릴 수가 없습니다. 수신거부 누른 분은 다시 안 돌아옵니다. 어렵게 모은 명단을 몇 번의 실수로 태우는 경우를 꽤 봤습니다.

필요한 건 문자 발송 서비스 하나 더 결제하는 게 아니라, 내 상품과 고객에 맞는 기준을 같이 잡아줄 사람입니다.


사진출처: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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