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전략
‘프랙셔널 COO(fractional COO)’가 필요해지는 때
리라랩 ReLa.LAB
2026. 06. 29
분기 결산 회의가 끝난 후 대표는 캘린더를 다시 들여다봅니다. 다음 분기에 처리해야 할 운영 안건 30개가 결재선에 줄을 서 있고, 매주 잡혀 있던 임원 회의의 절반은 결국 운영 문제를 푸는 회의로 변해 있습니다.
영업도, 마케팅도, 인사도 모두 같은 말로 끝납니다.
”대표님, 이건 어떻게 할까요?”
진단편에서 짚은 세 가지 구조적 문제, ‘매출과 영업이익의 격차’, ‘브랜드와 운영의 격차’, ‘대표 의존의 한계’는 이 시점부터 ‘인식’의 문제가 아니라 ‘결정’의 문제로 넘어갑니다.
구조를 다시 짠다는 것은 의지가 아닙니다. 구체적인 행동입니다. 무엇을 측정할 것인가, 어떤 결정을 누가 내리게 할 것인가, 그리고 그 일을 누구와 함께 할 것인가.
이 글에서는 KPI는 어떻게 다시 잡는지, 운영 시스템은 어떻게 짜는지, 외부 운영 전문가는 언제 그리고 왜 필요한지, 그리고 그 운영 전문가는 실제로 어떤 일을 하는지까지 네 가지 질문에 답합니다.
Q1. 운영이 무너지지 않으려면 KPI는 어떻게 잡아야 할까?
답부터 말씀드리면 이렇습니다. 매출 KPI 하나로는 회사의 건강 상태를 알 수 없습니다. 매출과 수익, 그리고 운영 효율을 함께 측정해야 합니다.
빠르게 성장하는 회사일수록 KPI가 매출 한쪽에 무게가 쏠리기 쉽습니다. 분기마다 회의실에 가장 큰 숫자로 떠 있는 것은 매출 목표이고, 모든 조직이 그 숫자에 정렬됩니다. 그런데 매출만 보는 KPI 구조는 운영 측면의 함정을 잡지 못합니다.
최소한 네 가지 지표는 매출 KPI와 함께 추적되어야 합니다.
① 영업이익률
매출에서 영업 활동 관련 모든 비용을 뺀 후의 비율. 매출은 늘었는데 영업이익률이 떨어진다면, 비용 구조가 매출 속도를 추월하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② 단위경제 - CAC 대비 LTV
고객 한 명을 데려오는 비용(CAC, customer acquisition cost)과 그 고객이 평생 가져다주는 가치(LTV, lifetime value)의 비율. 보통 LTV ≥ 3 × CAC를 건강한 구조로 봅니다. 이 비율이 1에 가까워지면 회사는 매출이 늘수록 더 가난해집니다.
③ OpEx 비중
운영비가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 분기마다 이 비율이 올라가고 있다면 매출이 아니라 인프라가 회사를 굴리고 있는 상태입니다.
④ 운영 처리 리드타임
주문에서 출고까지, 문의 접수에서 회신까지, 의사결정 요청에서 결재까지 등 회사 안에서 어떤 일이 한 번 굴러가는 데 걸리는 평균 시간. 매출이 빨리 늘어도 이 시간이 늘어나면 결국 매출이 따라옵니다.
이 네 가지를 함께 보는 것이 KPI의 다층 구조입니다. 측정되지 않는 것은 운영되지 않습니다. 운영 KPI는 회사의 운영 시스템이 매출 성장 속도를 따라잡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가장 빠른 신호입니다.
📌 사례 - ‘쿠팡’
쿠팡은 창사 이래 오랜 기간 대규모 영업 손실을 감수하며 외형을 키워 왔습니다. 2022년 3분기, 처음으로 분기 영업흑자를 기록하며 전환점을 맞았습니다. 그 시점 김범석 의장은 컨퍼런스콜에서 회사의 핵심 원동력으로 "고객중심 경영, 운영 탁월성, 체계적 자본 배분”을 들었습니다.
매출 성장 KPI 일변도에서 단위경제와 운영 효율 KPI를 함께 관리하는 구조로 무게중심을 이동한 결과였다는 뜻입니다. 자동화 기반 물류 인프라, 자체 택배망(퀵플렉스)을 통한 단위당 운영비 절감, 공급망 최적화는 모두 운영 KPI를 정조준한 결정이었습니다.
(쿠팡 분기 실적 발표 및 언론 보도 종합)
Q2. 운영 구조는 어떻게 시스템화할까?
답부터 말씀드리면 이렇습니다. 시스템화란 ‘대표 한 사람의 머릿속에 있던 회사의 운영 방식’을 ‘회사 안에 분산되어 작동하는 구조’로 옮기는 작업입니다.
운영 시스템화는 거창한 ERP 도입이나 조직 개편이 먼저가 아닙니다. 다음 세 단계의 순서대로 진행하는 것이 보통 가장 빠릅니다.
① 의사결정 권한의 분산
어떤 결정이 대표를 거치지 않아도 되는지 그 경계를 명문화하는 것이 첫걸음입니다. 마케팅 예산 1억 원 이하는 마케팅 리더가, 채용 인원 5명 이하는 각 본부장이, 거래처 단가 조정 5% 이하는 영업 책임자가 결정할 수 있다는 식의 구체적 임계점입니다. 처음에는 작은 단위로 시작해 점진적으로 폭을 넓혀가는 것이 안전합니다.
② 운영 프로세스의 문서화
채용, 정산, 거래처 응대, 신규 제품 출시, 위기 대응 등 회사 안의 핵심 운영 절차가 글로 정리되어 있는지가 다음 점검 지점입니다. 정리되어 있지 않다면 회사는 그 절차에 능숙한 한두 명의 직원에게 의존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그 직원이 떠나는 순간 절차도 같이 사라집니다.
③ 책임 라인(R&R)의 명문화
각 결정과 각 결과에 대해 누가 책임지는지가 모호한 채로 운영되는 회사는 일이 잘될 때보다 잘 안 될 때 빠르게 무너집니다. R&R 문서가 단순 조직도가 아니라 실제 결정·실행·점검의 라인을 따라 그려져 있어야 합니다.
이 세 단계를 모두 마치면, 회사의 운영은 더 이상 대표의 캘린더 위에 놓여 있지 않습니다. ‘조직 체계’는 조직도가 아니라, 의사결정·실행·점검의 구조입니다.
📌 사례 - ‘우아한형제들’
우아한형제들은 빠른 성장 속에서도 운영·조직 원칙의 명문화를 일찍부터 진행해 온 사례로 자주 인용됩니다.
’송파구에서 일을 잘하는 11가지 방법’ 같은 일련의 원칙들은 단순한 사내 문구가 아니라 새로 합류한 구성원이 어떻게 일하고 어떻게 결정을 내려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가이드라인으로 작동합니다. 그 결과 회사가 빠르게 성장하는 와중에도 의사결정 일관성과 실행 속도를 유지할 수 있었고 외부에서 흔히 말하는 ‘배민다움’의 기반이 되었습니다.
(우아한형제들 공식 자료 및 다수 언론 인터뷰)
Q3. 프랙셔널 COO는 언제, 왜 필요할까?
프랙셔널 COO는 ‘대표가 못 하는 일’을 맡는 것이 아니라 ‘대표가 하면 안 되는 일’을 맡습니다.
프랙셔널 COO 영입 시점을 판단할 때 가장 흔히 보이는 네 가지 시그널이 있습니다.
① 매출은 늘었는데 영업이익률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운영 효율이 매출 속도를 못 따라가고 있다는 가장 직접적인 신호입니다. 이 시점이 보통 외부 운영 전문가가 가장 큰 효과를 내는 구간입니다.
② 대표의 주당 업무 시간 중 운영 업무 비중이 60%를 넘는다.
전략, 투자 유치, 인재 영입, 비전 정렬 같은 대표 본연의 일에 쓸 시간이 사라지고, 회사가 대표를 운영 실무자로 빨아들이고 있는 상태입니다.
③ 직원 30명 부근의 조직 임계점에 도달했다.
구성원 30명 부근은 통상 ‘리더 한 사람이 조직의 모든 사람을 알 수 있는 단계’에서 ‘구조로 굴러가야 하는 단계’로 넘어가는 임계점입니다. 이 시점을 그냥 통과하면 50명, 100명에서 두 배의 비용을 치르며 다시 재정비해야 합니다.
④ 외부 자본 유입 직후(스케일업 전환기)이다.
시리즈 B 이상의 라운드 직후 회사에 자본은 들어왔지만 그 자본을 받아내고 굴릴 운영 구조는 아직 따라오지 않은 상태에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시점에 운영 구조를 잡아두지 않으면 자본은 빠르게 비효율로 흩어집니다.
여기서 한 가지 구분이 필요합니다. 풀타임 COO와 프랙셔널 COO의 차이입니다. 정규직 COO는 회사 안에 상주하며 장기적으로 운영 전반을 책임지지만, 영입 시간과 비용이 큽니다.
프랙셔널 COO는 자문 형태로 회사의 운영 구조에 들어와 단기간에 진단·재설계·정착을 끌고 갑니다. 도입 속도가 빠르고 비용이 가벼우며, 회사가 풀타임 COO를 둘 만큼의 규모·시점에 이르렀는지 판단할 시간을 벌어주는 구조입니다.
📌 사례 - ‘페이스북과 셰릴 샌드버그’
2008년의 페이스북은 사용자 규모가 폭발적으로 커지고 있었지만, 광고 비즈니스 모델이 확립되지 않은 적자 상태였습니다. 당시 23세의 마크 저커버그는 제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었고, 회사 안에는 운영·재무·대외 영역을 통합적으로 책임질 사람이 비어 있었습니다. 그 자리에 들어온 사람이 구글 글로벌 영업·운영 부사장 출신의 셰릴 샌드버그였습니다.
합류 1년 뒤인 2009년 9월, 페이스북은 처음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합니다. 저커버그는 훗날 샌드버그를 “광고 사업을 구축하고, 인재를 영입했으며, 내게 회사 경영 방법을 알려준 사람”으로 표현했습니다. 창업자의 비전과 운영 전문가의 실행이 분리되어 작동했을 때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를 보여준 가장 유명한 사례입니다.
(메타 공식 자료, WSJ, 국내 언론 종합)
Q4. 프랙셔널 COO는 실제로 어떤 일을 하나?
프랙셔널 COO는 ‘진단 → 재설계 → 도입 → 이양’의 네 단계 작업을 끌고 갑니다. 각 단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풀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① 운영 진단(As-Is 구조 파악)
회사의 현재 운영 구조를 외부 관점에서 한 번 정렬해 봅니다. KPI 구조, 의사결정 흐름, R&R, 프로세스 문서화 정도, 부서 간 마찰 지점을 짚어내는 작업입니다. 이 단계에서 보통 회사 안에서는 보이지 않았던 격차들이 드러납니다.
② 운영 구조 재설계
진단 결과를 토대로 KPI·프로세스·R&R을 어떻게 다시 짤지 청사진을 그립니다. 어떤 결정을 누가 내릴 것인지, 어떤 지표를 무엇으로 대체할 것인지, 어떤 프로세스를 새로 정의할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명시한 문서입니다.
③ 도입과 정착(90일 plan)
청사진을 회사에 옮기는 작업입니다. 이 단계가 가장 까다롭습니다. 변화에 대한 조직의 저항을 흡수하면서, 새로운 구조를 일상 업무에 정착시켜야 하기 때문입니다. 프랙셔널 COO는 보통 90일 단위로 마일스톤을 끊어 정착도를 측정합니다.
④ 대표의 운영 부담 이양
가장 마지막이자 가장 본질적인 단계입니다. 회사의 운영이 대표가 아니어도 굴러갈 수 있는 상태가 되었을 때, 프랙셔널 COO의 역할은 사실상 마무리됩니다. 풀타임 COO로의 전환, 또는 내부 임원으로의 권한 이양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이 네 단계는 단순한 컨설팅이 아닙니다. 회사의 운영 골격을 재시공하는 일에 가깝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로 회사는 ‘사람이 운영하는 회사’에서 ‘구조가 운영하는 회사’로 옮겨갑니다.
📌사례 - ‘애플과 팀 쿡’
1998년, 스티브 잡스가 복귀한 직후의 애플은 제품 비전은 회복했지만, 운영 효율이 무너져 있던 회사였습니다. 잡스는 그 자리에 IBM과 컴팩에서 운영·공급망을 책임져 온 팀 쿡을 전세계 운영 담당 수석 부사장으로 영입했습니다.
팀 쿡은 합류 직후 비 핵심 공장과 창고를 폐쇄하고 외부 계약 제조업체로 전환해 그 결과 재고 회전 주기가 몇 개월 단위에서 며칠 단위로 단축되었습니다. 잡스는 제품과 비전에 집중하고, 쿡은 공급망·운영·재무 효율에 집중하는 분업 구조가 자리 잡으면서 애플은 위기에서 회복했고, 이후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회사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운영 전문가가 회사에서 실제로 무엇을 하는지, 그리고 그 결과가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를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애플 공식 자료, 국내 언론 종합)
진단 후 결정했다면 실행이 필요합니다.
매출은 오르는데 돈이 안 남는 회사는 일을 안 한 회사가 아닙니다. 회사의 성장이 운영 시스템의 성장 속도를 추월한 회사입니다. 이것이 앞선 진단의 결론이었습니다.
이번 글의 결론은 이것입니다. 운영 시스템은 알아서 자라지 않습니다. 기획하고, 의지를 갖고 실행해야 자랍니다. KPI를 다시 잡고, 프로세스와 R&R을 문서화하고, 의사결정 권한을 분산시키는 작업은 회사 안에서 누군가가 시작해야 합니다.
그리고 빠르게 성장하는 회사일수록 이 작업을 대표 본인이 직접 끌고 가기는 어렵습니다. 두 가지 이유 때문입니다. 첫째, 대표는 이미 이 작업에 쓸 시간이 부족합니다. 둘째, 매일 그 구조 안에서 의사결정을 내리는 사람의 시선으로는 구조 자체를 객관적으로 보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위 네 가지 질문, ‘KPI 재정렬’, ‘운영 시스템화’, ‘외부의 객관적 시점’, ‘프랙셔널 COO 역할’ 중 어느 하나라도 자기 회사의 다음 분기 과제로 떠올랐다면 그것은 회사가 이미 결정의 문턱에 와 있다는 신호일 가능성이 큽니다.
- 리라랩의 프랙셔널 COO 매칭은 회사의 단계·산업·과제를 기반으로 보유한 시니어 전문가 풀에서 지금 우리 회사에 맞는 인재를 연결해 드리는 서비스입니다.
- 리라랩은 풀타임 채용 절차에 들어가는 시간을 아껴드립니다. 시니어 의사결정자가 회사에 들어와 바로 일을 시작할 수 있도록 압축해드립니다.
- 매칭 전 외부 시각으로 한 번 더 진단을 받고 싶으시다면 리라랩의 전문가 진단으로도 시작하실 수 있습니다.
진단은 인식이고, 처방은 결정이며, 결정의 다음 단계는 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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