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산업을 선도하며 기업 핵심 과제를 구조화하고 우선순위를 제시한 리더

신윤창 멘토



국내외 현장을 누비며 K-뷰티의 성장을 이끌어온 30년 경력의 마케터, 신윤창 멘토. 브랜드 전략부터 신제품 개발, 해외 시장 진출까지 현장에서 직접 경험한 노하우로 이제는 중소기업의 성장을 돕고, 강의와 저술을 통해 자신의 통찰을 전하고 있는 신윤창 멘토님을 만나 현장의 통찰이 멘토링으로 이어지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 보았습니다.


현장에서 브랜드를 키워온 30년, 뼛속까지 마케터

Q. 스스로를 ‘뼛속까지 마케터’라 부르셨습니다. 그 말의 의미가 궁금합니다.

처음엔 대기업에서 영업으로 시작했지만, 늘 마케팅이 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과감히 LG전자를 그만두고 화장품 회사로 옮겼죠. 사원부터 부장, 팀장까지 온전히 마케팅만 했고, MBA와 박사 과정까지 밟으며 이론적 기반도 쌓았습니다. 결국 저는 경영자가 되었지만, 그 근본에는 언제나 ‘마케팅의 사고’가 있었습니다.

Q. 애경산업에서의 첫 성공이 화제가 됐었죠. 당시 어떤 전략이었나요?

제가 입사했을 때 애경은 ‘세제 회사’라는 이미지가 너무 강했어요. 그래서 화장품 브랜드가 시장에서 인정받기 어려웠습니다. 저는 ‘애경’을 숨기고 브랜드를 앞세우자는 전략을 세웠습니다. 프랑스 브랜드 ‘마리끌레르’를 라이선스로 들여와 순수한 뷰티 브랜드로 포지셔닝했죠. 그게 IMF 시절이었는데, 이 전략이 큰 성공을 거두면서 애경이 위기를 돌파할 수 있었습니다. 그때 매출이 수백억까지 올라갔고, 회사 내부에서도 “브랜드 하나가 회사를 살렸다”는 이야기가 나왔어요.

Q. 그 성공 이후 ‘A솔루션’이라는 로컬 브랜드도 런칭하셨죠.

마리끌레르는 외국 라이선스 브랜드라 계약이 끝나면 무의미했어요. 그래서 애경만의 고유한 브랜드가 필요했습니다. 여드름 화장품 시장이 블루오션이라 판단했죠. 그땐 약사법 문제 때문에 아무도 시도하지 않던 영역이었어요. 하지만 설득 끝에 ‘A솔루션’을 런칭했고, 출시 1년 만에 매출 100억을 돌파했습니다. 마리끌레르와 A솔루션 두 브랜드로만 애경의 화장품 매출을 천억대까지 끌어올릴 수 있었죠.

서울 강남구의 한 스튜디오에서 인터뷰 중인 신윤창 멘토/리라랩


중국에서 배운 ‘현지화’의 힘

Q. 중국 법인장으로서 ‘현지화’ 전략을 강조하셨는데, 어떤 계기였나요?

세라젬 화장품 사업본부장으로 일하던 시절이었어요. 중국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현지 법인을 세우자는 논의가 있었죠. 원래는 제가 법인장이 아니었는데, 여러 사정으로 갑자기 맡게 됐습니다. 중국어도 못하고, 시장도 몰랐지만 부딪혀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했습니다. 직원 한 명과 함께 출발했어요. 가장 먼저 한 일은 ‘현지 직원’을 뽑는 것이었습니다. 중국 시장을 가장 잘 아는 건 결국 그들이니까요. 결국 3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습니다.

Q. 중국 시장에서 성공의 핵심은 무엇이었나요?

어디든 핵심은 ‘현지화’입니다. 소비자 니즈를 읽고 그 시장에 맞는 제품을 만드는 것. K-뷰티가 인기라도, 그대로 들고 가면 통하지 않아요. 저는 중국에서 제품 기획부터 생산까지 현지에서 진행했습니다. 중국 소비자의 취향에 맞는 브랜드를 만들었기 때문에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거죠.

Q. 중소기업 입장에서 해외 진출을 고민할 때 가장 중요한 조언은요?

현지 시장을 직접 경험해야 합니다. 요즘 많은 기업이 단순 수출에만 의존하는데, 가능하면 연락사무소라도 세워 시장을 관찰해야 해요. 한국에서 남은 재고를 팔기 위한 수출이 아니라, 그 나라 소비자에게 필요한 제품을 만드는 접근이 필요합니다. 현지인이 먼저 찾는 브랜드가 돼야죠.

서울 강남구의 한 스튜디오에서 인터뷰 중인 신윤창 멘토/리라랩


도전의 출발점

Q. 인생의 전환점이 40대 중반이었다고요. 어떤 계기였나요?

LG생명과학에 있을 때였어요. 당시 50대 초반 선배들이 하나둘 회사를 떠나는 걸 보며 생각했죠. ‘나도 언젠가 저렇게 되겠구나.’ 그래서 10년 후를 상상했습니다. ‘60이 됐을 때, 나는 어떤 일을 하고 있을까?’ 그 답을 찾기 위해 두 가지를 결심했습니다.
첫째, 책을 쓰자. 둘째, 공부를 더 하자.
그게 나를 알리는 방법이었어요. 결국 석·박사 과정을 마쳤고, 다섯 권의 책을 냈습니다. 그 결과 은퇴 후에도 계속 강의하고, 멘토로 활동할 수 있었죠.

Q. 첫 번째 책은 어떤 내용이었나요?

제목은 『챌린지로 변화하라』입니다. 직장인, 특히 대리급 이상이 읽으면 좋을 자기개발서였죠. ‘C는 Change, H는 Hot-Fashion’처럼 단어마다 변화를 상징하는 의미를 담았어요. 큰 화제는 아니었지만, 제 인생의 첫 시도였고 이후 모든 도전의 출발점이었습니다.

‘사장의 습관’과 성장을 돕는 일

Q. 최근에는 멘토링 활동을 활발히 하고 계시죠.

네, 지금은 주로 중소 K-뷰티 기업 대표님들을 대상으로 멘토링을 합니다. 처음에는 대학에서 강의 중심으로 활동했지만, 멘토링을 하면서 훨씬 더 직접적인 변화를 느꼈어요. 대표와 함께 고민하고, 실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 정말 보람 있더라고요.

Q. 그 과정에서 탄생한 책이 『사장의 습관』이라 들었습니다.

멘토링을 하다 보면 대표님들이 처음엔 제 말을 잘 따라요. 그런데 제가 떠나면 다시 예전 방식으로 돌아가요. 그걸 보며 깨달았습니다. ‘사람은 생각보다 습관의 지배를 받는구나.’ 그래서 쓴 책이 『사장의 습관』이에요. 회사의 운명은 사장의 습관이 결정한다는 메시지를 담았습니다.

Q. 멘토링을 통해 가장 인상 깊었던 사례가 있을까요?

어느 화장품 회사였어요. 대표님이 따님과 함께 일하고 있었는데, 관계가 좋지 않았습니다. 직원들과 일대일 면담을 해보니 문제는 따님이 아니라 대표님의 오래된 방식이더군요. 그래서 과감히 제안했습니다. “화장품 사업은 따님에게 맡기시고, 대표님은 다른 비즈니스에 집중하시면 어떨까요?”
한 달 만에 실제로 대표 자리를 따님에게 넘기셨습니다. 그 후 그 회사는 신제품을 내고 매출이 성장했죠. 대표님께서 나중에 “그 한마디가 회사를 살렸다”고 하시더군요.

서울 강남구의 한 스튜디오에서 인터뷰 중인 신윤창 멘토/리라랩


마케터로, 멘토로, 그리고 한 사람으로

Q. 리라랩 멘토로서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많은 중소기업 대표님들이 단기적인 문제 해결을 원하시지만, 실은 근본적인 변화가 더 중요합니다. 2시간 멘토링으로는 부족하죠. 적어도 한 달, 두 달은 함께 고민하고 실행해야 회사가 진짜 변합니다. 저는 앞으로도 그런 ‘깊은 멘토링’을 하고 싶어요. 그게 제가 30년간 쌓아온 경험을 다음 세대에 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니까요.

서울 강남구의 한 스튜디오에서 인터뷰 중인 신윤창 멘토/리라랩


“마케터는 회사를 떠나도 멈추지 않는다.” 그의 말은 단순한 직업의 선언이 아니다. 브랜드를 만들던 사람이, 이제는 사람의 가능성을 ‘브랜딩’하는 일을 하고 있다. 도전의 무대는 달라졌지만, 신윤창 멘토의 질문은 여전히 같다. ‘이 시대의 시장은, 그리고 나는 어떻게 더 나아질 수 있을까.’








댓글 0